[160만인의 선언] ‘국민’의 절반인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라 : 국민의힘 의원들의 ‘임신주수 6주 형법개정안’ 발의를 규탄한다

160만인의 선언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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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문]


‘국민’의 절반인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라.


: 국민의힘 의원들의 ‘임신주수 6주 형법개정안’ 발의를 규탄한다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조해진, 신원식, 이태규, 김영식, 이달곤, 김기현, 이채익, 박수영, 강기윤, 성일종, 김미애, 서정숙, 전봉민, 정점식, 윤한홍, 박성민 16인의 의원이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취지와는 정확히 반대되는 모자보건법과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놓았다.


그 중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살펴 보면 “누구든지 부녀로 하여금 낙태를 하게한 때에는 낙태와 같은 형에 처함.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를 감안하여 심박동이 감지되기 이전인 임신 6주미만의 태아에 대한 낙태는 처벌하지 아니하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나타난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에 대한 조화로운 보호를 위하여 의사의 낙태에 대하여 기간별로 다른 위법성 조각사유를 규정함”이라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임신 여부는 임신테스트기나 초음파검사를 통해 관계 후 최소 2-3주는 지나야 확인할 수 있다. 임신주수는 마지막 월경 예정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임신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는 이미 6주차가 넘었을 확률이 높다. 또한 월경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은 초음파 상의 크기를 종합해서 임신주수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는 1-3주 정도의 오차를 발생시킨다.


이렇듯 임신 주수산정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처벌의 기준으로 6주, 10주를 정해봤자 이번 형법일부개정법률안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게다가, 여성은 자신의 신체를 둘러싼 끊임없는 법적 공방 사이에서 자신이 법적 허용치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자신이 ‘무고한’ 여성임을 계속해서 증명해야만 한다.


조해진 의원 외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준비되지 않은 임신을 한 여성이 임신을 확인했을 경우엔 임신 10주가 넘었을 가능성이 농후한데, 당신들의 법안으로 대체 국가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단 말인가? 사실은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저출생 해결 방안의 일환으로 가부장제에 순응하지 않는 여성을 생명보호라는 허울 좋은 변명 하에 제압하려는 것이 아닌가?


수많은 여성들이 주수 제한의 비현실성과 공허함을 강조했음에도 또 다시 앵무새처럼 무의미한 논쟁을 반복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임신중절이 가능한 주수를 설정하든, 일정 주수 이후의 임신중절을 처벌하든 여성의 임신 상태에 제도적으로 개입하는 행위 자체가 여성의 삶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고 감히 판단하려는 시도이다.


여성들은 이미 프로라이프와 프로초이스가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며, 둘의 대립이 무의미하고 소모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70년이 다 되어가는 이 지지부진한 돌림노래를 이제는 멈출 때가 되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이 먼저인지 생명이 먼저인지 구분짓는 고리타분한 이분법이 아닌, 여성의 재생산권이 누구에 의해, 왜, 어떻게 억압당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그러니 ‘낙태’가 태아의 생명권 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버려라. 준비되지 않은 임신은 여성과 태아 모두에게 비극이다. 우리는 단순히 마음껏 ‘섹스하고’ 낙태를 ‘남용’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인구 수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여성의 재생산권을 통제하려 드는 국가의 임신 기계가 되기를 거부한다.


160만인의 선언: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촉구한다.


• 하나. 조해진, 신원식, 이태규, 김영식, 이달곤, 김기현, 이채익, 박수영, 강기윤, 성일종, 김미애, 서정숙, 전봉민, 정점식, 윤한홍, 박성민 16인의 의원은 해당 법안을 즉각 철회하라.

• 하나. 낙태에 따른 보복성 처벌이 아닌,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재생산권, 건강권을 비롯한 여성의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라.

• 하나. ‘국민의힘’은 ‘국민’의 힘이라는 당칭에 맞게 국민의 절반인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라.

• 하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낙태죄’라는 국가의 여성 신체 주권 침해 행위에 관심을 갖고 이를 완전 폐지하기 위해 노력하라.


2020년 11월 19일

160만인의선언 :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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