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만인의 선언] 특기할 사항 없음 : 여전한 형법상 여성통제에 분노하며

160만인의 선언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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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문]


특기할 사항 없음 : 여전한 형법상 여성통제에 분노하며


10월 20일의 모자보건법 개정안과 11월 16일의 형법 개정안. 헌법재판소의 의견을 수렴했다고는 하였으나 여전히 낙태를 형법상의 처벌대상으로 규정하여 뜨거운 감자였던 두 번의 입법예고 의견수렴 기간이 끝났다. 현재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법제처를 거쳐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지나 국회 제출을 앞두고 있고, 형법 개정안은 법제처의 심사 중이다. 그러나 우리는 형법 개정안 역시, 같은 절차를 거쳐 무사히 국회로 제출되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와 법무부의 개정안 입법예고 이후, 160만인의 선언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여성들의 기자회견과 집회가 있었다. 임신 중절이 여성의 삶에 어떤 사건인지, 임신 중절을 법으로 허락하고 처벌하는 것이 어떻게 여성의 삶을 억압하는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외치고 외쳤다. 그 절규와 노력이 무색하게도 의견 수렴 결과는 ‘특기할 사항 없음’ 이었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기간동안 거리로 뛰쳐나온 수많은 여성들의 그 처절한 외침이 진정 들리지 않은 것인가?


사실 임신 중단을 ‘태아 살해행위’로 규정한 국무조정실의 지휘 하에서 관련 부처들의 개정안 기조를 통일하고, 일부러 시간을 끌어 ‘갈등 기간’을 최소화한 정부에게 여성들의 외침이 ‘특기할 사항 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주관부서였던 보건복지부와 법무부, 특히 보건복지부는 ‘형법 개정 방향이 나오지 않아 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당당히 밝히며 정책자문기구와 여성계의 자문을 구하려는 형식적인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여성들의 요구는 이러한 밀실야합 속에서 묵살되었다.


결국 대한민국 행정부는 의견 수렴 후 변함없는 입장으로 또 다시 여성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국정업무의 수행인으로서 국민의 대리인일 뿐인 행정부가, 본인들의 역할은 커녕 음침한 밀실야합을 동반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결국 계속해서 여성의 신체를 통제하고야 말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행정부의 이번 작태는 그들의 무능과 책임 방기를 여실히 드러낸다.


이제 낙태죄는 무책임한 정부 주요 부처의 손을 떠나 국민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는 절차가 끝났지만, 개정안이 공포되기까지 많은 과정이 남았다. 우리는 어느 국회의원이 감히 개정안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지, 누가 감히 여성의 신체를 지속해서 통제하고자 하는지 끝까지 주시할 것이다. 국민이 직접 뽑은 국회의원은 국민의 여론을 살펴 반드시 이 형법개정을 부결시켜라.


우리는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차마 다 끝내지 못한 형법상 낙태죄폐지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2020년 11월 23일


160만인의 선언 :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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